제 유서를 퍼뜨려주세요. **이형이 딱 이맘때에 떠난 것 같아서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오늘이군요. 생명과학부 12 월 18 일엔 뭔가 있나 봅니다. 저도 형을 따라가려고요.힘들고 부끄러운 20 년이었습니다. 저를 힘들게 만든 건 이 사회고, 저를 부끄럽게 만든 건 제 자신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괜찮습니다. 더 이상 힘들고 부끄러운 일은 없습니다. 지금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죽으면 안 된다.” 엄마도 친구도 그러더군요. 하지만 이는 저더러 빨리 죽으라는 과격한 표현에 불과합니다. 저를 힘들게 만든 게 누구입니까. 이 사회, 그리고 이를 구성하는 ‘남은 사람들’입니다. 죽는 것조차 마음대로 못 하고, 나를 괴롭힌 그들을 위해서 죽지 못하다니요.또 죽는다는 것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비합리적인 일은 아닙니다. 이걸 주제로 쓴 글이 ‘글쓰기의 기초’ 수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니 제 유서에 써도 괜찮은 내용일 겁니다. 제가 아는 경우에 대해서, 자살은 삶의 고통이 죽음의 고통보다 클 때 일어납니다. 다분히 경제적인 사고의 소산입니다.말이야 이렇게 했지만, 그렇다고 저를 너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보지는 말아 주십시오. 20년이나 세상에 꺾이지 않고 살 수 있던 건 저와 제 주위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아직 날갯짓 한 번 못 한 제가 아까워 잠실대교에서 발걸음을 돌렸고, 제가 떠나면 가슴 아파 할 동생과 친구들을 위해 옥상에서 내려온 게 수 차례입니다.하지만 지금은 너무 힘이 듭니다. 동시에 부끄럽기 까지 합니다. 제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분노가 너무 큰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이만 꺾일 때도 됐습니다.무엇이 저를 이리 힘들게 했을까요 제가 일생동안 추구했던 가치는 합리입니다. 저는 합리를 논리 연산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어느 행위가 합리적이라 판단하는 것은 여러 논리에서 합리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의 합리는 저의 합리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그렇다고 그걸 비합리라고 재단할 수 있는가 하면 또 아닙니다. 그것들도 엄밀히 논리의 소산입니다. 먼저 태어난 자,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논리에 굴복하는 것이 이 사회의 합리입니다. 제 개인적으론 비합리라 여길 수 있어도 사회에서는 그 비합리가 모범답안입니다.저와는 너무도 다른 이 세상에서 버티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돌이켜보면 좋은 기억이 없는 건 아닙니다.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꼽으라면 둘이 있습니다. 하나는 작년 가을에 무작정 여권 하나 들고 홀로 일본을 갔다 온 일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에 제주도에서 돌아온 다음 날의 일입니다. 즐거운 여행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건 보통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그날 들은 수업은 너무나도 흥미로웠습니다. 먼저 생물학 시간에 인간과 미생물의 상호관계를 배우고 너무나 감명 받았습니다. 인간과 미생물은 정말 넓은 분야에 깊게 상호작용 하고 있었습니다. 연달아 있는 서양사 수업에서는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배웠습니다. 유물론적 사관에 익숙한 저에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수업을 마치고 8 동을 나오는 길에 든 생각이 잠자리까지 이어졌습니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학문』에서 학문을 하는 것은 정신적 귀족이 되는 것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때만큼은 제가 그 정신적 귀족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서로 수저 색깔을 논하는 이 세상에서 저는 독야청청 ‘금전두엽’을 가진 듯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금전두엽을 가지지도 못했으며,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전두엽 색깔이 아닌 수저 색깔이군요.맛있는 걸 먹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목이 너무 말라 맥주를 찾았지만 필스너우르켈은 없고 기네스뿐이어서 관뒀습니다. 처갓집 양념치킨을 먹고 싶지만 먹으면 메탄올의 흡수 속도가 떨어질까 봐 먹지 못하겠네요.혹시 제가 실패하더라도 저는 여러분을 볼 수 없을 겁니다. 눈을 잃게 되거든요. 오셔서 손이나 잡고 위로해 주십시오. 많이 힘들 겁니다.제가 성공한다면 억지로라도 기뻐해 주세요. 저는 그토록 바라던 걸 이뤘고 고통에서 해방됐습니다. 그리고 오셔서 부조 좀 해 주세요. 사랑하는 우리 동생 **이가 닭다리 하나나 더 뜯을 수 있게 해 주세요.마지막으론 감사를 전해야겠습니다. 우울증은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로 완화됩니다. 상담치료로썬 환자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도 있지만 ‘실질적’인 위로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거도 없는 ‘다 잘 될 거야’ 식의 위로는 오히려 독입니다. 여러분의 사랑하는 사람이 우울증으로 괴로워 할 때 저런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실질적인 위안이 된 사람으로 둘이 기억나네요. 하나는 **누나입니다. “힘들 때 전화해, 우리 가까이 살잖아.” 이 한마디로 전 몇 개월을 버텼습니다. 전화를 한 적은 없지만, 전화를 할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도 이렇게 멋진 사람이 날 위로해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힘이 됐습니다. 누나 정말 고마워. 미안해. 결국 전화를 하지 못했네...다른 하나는 ***입니다. ***도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질문 하나 할 때도 매번 안부 물어봐 주고 이것저것 챙겨다 주고 고마웠습니다. 또 제가 약대 준비할 땐 교재도 빌려 주고 결과 발표 일시도 상기시켜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줬습니다. 약대 붙으면 맛있는 스시를 사기로 했는데, 결국엔 사지 못하게 됐네요. 고맙고 미안해... 행복하게 지내렴.이곳 저곳에 퍼뜨려 주세요... 육체는 죽어도 정신은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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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밑의 글은 죽은 블로거의 형이 쓴 글....
Knockin' On Heaven's Door Mr.blog형의 이야기2008.01.29. 02:40일 Mr.blog...천국으로 가다...벌써 이년이 다 되어 간다... 근데 씨.발 내 동생이 블로그를 하고 있을줄이야..난 어제 새벽에 알았다. 무려 약 이년이 지난 시점에서... 솔직히 생각도 안해봤다.갑자기 문득...그냥 정말 갑자기 생각나서 쳐 본 동생 아이디... 아 아이디도 졸라 생각 안나더라...
겨우 생각해 냈더니 비밀번호가 생각이 안나더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알고 있었는데...이년이란 세월이 다 잊게 해버리더라... 좆.도 별거 아니었는데... 스쳐갔던 여자 이름, 얼굴 이딴것도 아직 내 머리속에 남아있는데 젖같이 자주 보던 동생 아이디 하나가 생각이 안났다... 뇌좀 정리 할 필요가 있다.. 쓰레기는 다버리고 필요한건 꼭 남기게..아무튼 이 놈... 갔다 결국... 그리고 난 어제 그의 블로그에서 그의 글들을 볼 수 있었다.가히 충격... 태어나서 쭉 한집에서 살면서도 도저히 알 수 없었던 Mr.blog의 속마음이 블로그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더라... 전혀 몰랐다. 상상도 못했다. 그 애 마음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지도 않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Mr.blog 이 놈
완전 천재였는데. 전교 1등 놓치지 않았다. 중 3때 공부를 안하기 시작하기 전에는. 그래도 그때도 전교등수더라.. 집에서 책도 읽지 않았는데. 와... 아무튼 고등하교 입학 때 되니까 갑자기 학교를 안가겠단다. 배치고사 보는 날에 현관에서 안간다고 지랄지랄을 하길래 내가...존나 팬 기억이 있다.. 대체 왜 그러는지 그때는 몰랐다.강제로 3일 학교 보내니까 4교시도 안되서 짐싸가지고 집에 턱하니 있더라...와 미치겠대.. "씨.발새.끼야 니 맘대로 살아라"그 뒤부터 집 밖에도 잘 안나가고 생활 패턴이 엉망에
다가...아 알수가 없었다. 몬가 씌인거 같은 그래서 정신병원도 가봤다. 개같은 의사새.끼..내가 가본적은 없지만 들은바로는 성의가 존나 없었던 것 같다.. 요즘 의사새끼들이 다 그렇지모.. 돈 벌레 새.끼들.. 가운만 입었지 돈 쳐 빼는건 특급강도 아무튼...그런 생활이 1년이 되어갔다... 난 학교 다니고 마침 고3이라 집에도 잘 안 있고..그렇다고 모 공부한건 아니고 친구놈들하고 놀거나 여자친구랑 놀거나 이랬지 제대로 신경써준 기억이 거의 없다. 이런 개같은.. 호적상으로만 형이란 나같은 개.새.끼..그딴식
의 고3을 보내니 고스란히 대학을 주루룩 다 떨어지지.. 솔직히 공부욕심이 없어서 별 엿같은 학교 넣어도.. 그거도 떨어지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재수.엄마의 설득에 의한 .. 내 애인을 설득시키는 반 강제의 설득으로 인해 결정하게 된 기숙사 학원...옘병. 내가 가면 안됐다. 난 그 놈 옆에 있어야 했다. 잘 해 준거 없고 좆같은 형이래도 지금 돌아보면.. 내가 그놈과 젤 많이 얘기한 사람이다.. Mr.blog 이 놈..은근히 내가 필요했었던 것 같았는데.. 어제 블로그 읽고 울다 죽을 뻔한... [형이 있어서 좋다 1]
[형이 있어서 좋다2]...아무튼 별 얘긴 없었어도 미치겠더라 슬퍼서.. 그 놈이 날 어찌 생각하는지 알지 못했고 좋은 기억은 아니었을거란 나의 추측.. 보기 좋게 빗나갔네. 아오 근데...마지막 줄에.. "근데, 형이...지금 내 곁에 없다..."이런 씨.발 기숙학원 가지 말았어야 했다. 내 판단이 맞았다. 내가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을까..아무튼 내가 옆에 있었어야 했는데..우리 엄마.. 괜찮은 사람인데.. 나 기숙사 보낸 거 하나때문에.. 완전 밉다.어쨋거나 내가 그 망할놈의 기숙사에 단 한 달 가까이 되가던 어느 날 벌어
진 엄청난 일...멍하더라 전화 받고.. 기숙사에서 택시타고 나와서 장례식장으로 갔는데 진짜 있더라.. Mr.blog 사진.. 보고서야 믿었다. 왜 하필 사진은 중학교 교복입은 사진이냐 존나게 싫어하던 중학교 생활이었는데. 아무튼 그렇게 2006년 3월 22일... 그 새.끼..갔다..그 놈 친구 별로 없는거 나도 다 아는데.. 밤에 모 그리 친구랍시고 개떼
같이들 오는지..한 50명.. 순진한 우리 부모님.. "이렇게 친구가 많았는데 왜 갔니.."좆까. 내 눈엔 다 개.새.끼들이야. 그냥 단지같은 반이었던가 씨.발 그냥 누가 가니까 따
라온거라든가 같이 놀다가 누가 가자 하니까 따라온..모 그 딴식으로 밖에 안 보이더라. 고인의 명목을 빌러 와주긴 옘병. 고등학교를 안 다녔으니 중학교 때 애들인데.. 좋은 기억이 없던 중학교 생활..그 개.새.끼들 중 어떤 새.끼는 한번쯤 시비를 걸고, 씹고 다녔을 것이며, 어떤 새.끼는Mr.blog가 천재니까 숙제같은 거 좀 도움 받게 빌 붙다 필요없으면 버렸던 개.새였을 것이며 그것도 아닌 어중간한 새.끼들은 Mr.blog학교 생활에서.. 그가 힘들었을 때 도와주지 않고 딴 새.끼들과 동조하거나 방관했던 그
런 개딱지 같은 새.끼들이었을 것이다. 물론 친구도 있었겠지..아무튼 그렇게 50명.. 열받대.. 어지간히 취해있었던 나.. 소주병으로 다 까고 싶었다..그런데 웃으면서 "어서와"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던 나의 가식.. 고인에 대한 예의차원이었던가..지금 생각하면..돌아간다면..그 놈들도 다음 날 장례식 치르게 한다...우리 가족... Mr.blog가 학교 안간다고 한 후 성당을 다니기 시작했다. 개뿔의 종교 이런건 없었다. 당초에 나랑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했다. 어쨋든 동생 도와주는 겸 치고 같이 다니라는 주변
말.. 어쨋든 같이 교리를 받았다.. 교리.. 하느님의 말씀..진리..사랑..행복..말들을 들으니까 진짜 다 좋대.. 그런 세상만 온다면야 몰 더 바랄까.. 아무튼 신선했어.모 종교 하나쯤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약9개월간 받은 교리.. Mr.blog 이놈 검정고시학원 기타학원, 헬스 등등 학교 안가는 대신 보낸 다른 데는 몇일도 안가더니 성당은 매주 꼬박꼬박 가더라.. 이새.끼 몰 기대했던거야.. 성경에 있는 천국?하느님 안 믿으면 천국 못간다고 그러더라. 설마 그거 듣고 그런거냐 Mr.blog.난 널 알아 그런거에 안
달하고 빠지고 믿고 그런 놈이 아니랄걸..근데 알 거 같애 어느정도는.. 죽기 직전에 그나마.. 신이 있다면 그 신이 너를 천국으로 인도해 줄수도 있을거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한 심정이었을..근데 장례식에 성당 사람들이 와서 노래불러주고 해줬는데 신부가 안오네?알고보니 자살한 사람 장례식은 안간다며~ 명복 안빌어준다며~ 와...모 이런 좆같은...믿었자나. 하느님 믿었고 교리도 받고 세례명도 받았자나. 그럼 다 똑같은 자식 아니냐고.씨.발 얼마나 힘들었으면 Mr.blog 같은 놈이 신에 의지
했고.. 그랬어도 그지경이 됐냐고..그럼 그냥 좀 안타깝게 여겨서라도 신부라는 놈 와서 좀 해주면 어디가 덧나냐..그래도 진작에 Mr.blog 사정을 듣고 안타까워 해주던 보좌신부님, 수녀님 몇분 와서 좋은 길 가라고 해주더라..어찌나 고맙던지.. 주임신부란 그 개.새.끼..진작에 알아봤다 개 양아치 같은 새.끼가 집에 돈이 많아 헌금을 많이 내는 새.끼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아름다운 미소를 날려주던.. 주님만 알고 잘되도 주님 탓 , 못되도 주님 탓, 하지만 가진 건 많지 않아 헌금이 넉넉치 못했던 분에게 표했
던 약간의 무시.. 이 개.새.끼야^^아...새벽이라 그런가...말이 주저리 많아진다... 그리고 열받는다... 내 자신에게..이 블로그를 다녀갔던 수많은 사람들..나보다 모두 나은 사람들이고.. 괜히 고맙다..적어도 Mr.blog 평생 동안 같이 살던 형이란 놈도 몰랐던 그 놈의 생각. 진정한 가치.그 놈의 마음을 이 블로그를 다녀갔던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알아주었으니까.그리고 적어도 절반이상은 공감을 해주었을테니까.. 고맙다.